물가 상승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현금 흐름 만드는 3가지 실전 방법
며칠 전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 집어 들고 계산대에 섰다가 깜짝 놀랐다. 작년만 해도 천 원이었던 그 라면이 어느새 천오백 원이 되어 있었다.
50% 오른 셈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3%대라고 하지만, 실제 체감 물가는 그 몇 배는 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에 돈 넣어두면 안전하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요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 중반인데, 실제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다.
쉽게 말해 은행에 돈을 넣어둘수록 내 자산의 구매력은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지난 3년간 직접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해보면서 물가 상승기에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들을 체득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실용적이고 즉시 실행 가능한 3가지 전략을 소개하려 한다.
배당주 월급처럼 들어오는 현금 흐름의 힘
처음 배당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21년 가을이었다. 당시 코로나19로 인한 금리 인하로 예금 금리가 바닥을 치던 시기였고, 1억 원을 은행에 넣어둬도 연 100만 원도 못 받는 상황이었다.
그때 우연히 본 한 리포트가 내 투자 인생을 바꿨다. "미국 S&P 500 배당 성장 기업들은 지난 50년간 연평균 6% 이상의 배당금을 증가시켜 왔다"는 내용이었다.
배당주의 매력은 단순히 배당금 자체에 있지 않다. 물가가 오를 때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고, 그 결과 매출과 이익이 증가한다.
이익이 늘면 배당금도 함께 증가한다. 즉, 배당주는 물가 상승을 따라 자연스럽게 현금 흐름이 늘어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보유 중인 코카콜라 주식은 2021년 주당 1.68달러였던 연간 배당금이 2024년에는 1.94달러로 약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약 12%였던 점을 감안하면, 배당 증가율이 물가 상승률을 웃돈 셈이다.
배당주 선택의 실제 기준
하지만 모든 배당주가 좋은 것은 아니다. 필자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배당주 선택 기준을 정리해보았다.
| 평가 항목 | 우량 배당주 조건 | 피해야 할 배당주 특징 |
|---|---|---|
| 배당 성장 기간 | 10년 이상 연속 증가 | 3년 미만이거나 불규칙 |
| 배당성향 | 30-60% (지속 가능) | 80% 이상 (과도함) |
| 부채 비율 | 업종 평균 이하 | 경쟁사 대비 2배 이상 |
| 영업이익률 | 5년 평균 15% 이상 | 하락 추세 |
| 배당 수익률 | 2-4% (적정) | 8% 이상 (위험 신호) |
여기서 중요한 건 배당 수익률이 지나치게 높은 종목을 조심해야 한다는 점이다. 배당 수익률 8% 이상인 종목은 대개 주가가 많이 빠졌거나, 배당금을 줄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필자도 초기에 고배당 유혹에 넘어가 손해를 본 경험이 있다. 실전 팁을 하나 더하자면, 국내 배당주의 경우 배당소득세(15.4%)를 고려해야 한다.
배당 수익률이 연 4%라고 해도 세후로는 3.38% 수준이다. 반면 해외 상장 배당 ETF 중에는 '원천징수 15%'인 경우가 많아 세금 부담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배당주 투자의 진정한 묘미는 '배당 재투자'에 있다. 배당금을 받아서 다시 같은 주식을 매수하면 복리 효과가 극대화된다.
필자는 매월 배당금이 입금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재매수 주문을 넣는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 3년간 보유 주식 수를 약 40% 늘릴 수 있었다.
리츠 월세 받는 건물주가 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배당주로 현금 흐름을 만들기 시작한 지 1년쯤 되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부동산에 투자하면 더 안정적이지 않을까?" 하지만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사기에는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때 알게 된 것이 리츠(REITs)였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임대 수익을 배당금 형태로 나눠주는 구조다.
쉽게 말해, 소액으로도 건물주가 될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물가 상승기에 리츠가 강점을 발휘하는 이유는 임대료가 물가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주요 리츠 지수인 FTSE NAREIT Equity REITs Index는 2000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8.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가 연평균 2.5%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실질 수익률이 6%에 달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리츠 투자 시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리츠라고 해서 다 같은 리츠가 아니다. 필자가 투자한 리츠만 해도 상업용, 주거용,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각 유형별로 특징이 확연히 다르다.
| 리츠 유형 | 장점 | 단점 | 적정 배당 수익률 |
|---|---|---|---|
| 오피스 리츠 | 장기 임대차 계약, 안정적 수익 | 공실 리스크, 리모델링 비용 | 4-6% |
| 리테일 리츠 | 물가 연동 임대료, 높은 배당 | 경기 민감, 온라인 쇼핑 영향 | 5-7% |
| 주거용 리츠 | 낮은 공실률, 꾸준한 수요 | 임대료 규제 리스크 | 3-5% |
| 물류센터 리츠 | 전자상거래 수혜, 장기 성장 | 높은 초기 투자 비용 | 3-4% |
| 데이터센터 리츠 | 고성장, 기술 트렌드 부합 | 변동성 큼, 이해 어려움 | 2-3% |
필자가 가장 선호하는 유형은 물류센터 리츠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물류센터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투자한 국내 한 물류센터 리츠는 지난 2년간 배당금이 20% 이상 증가했다.
리츠 투자 시 주의할 점은 '배당성향'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츠는 법적으로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하지만, 일부 리츠는 이를 초과해 배당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리츠는 장기적으로 배당금을 유지하기 어렵다. 또 하나의 팁을 드리자면, 리츠의 'NAV(순자산가치) 대비 할인율'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보다 낮다면, 즉 할인되어 거래되고 있다면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보통 NAV 대비 10% 이상 할인된 리츠를 매수한다.
물가연동채권(TIPS) 안전하면서도 물가를 이기는 전략
배당주와 리츠로 현금 흐름을 만들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불안함이 남아있었다. 주식 시장이 폭락하면 어쩌지? 리츠 가격이 반토막 나면? 이런 걱정을 완전히 없애준 것이 바로 물가연동채권, 일명 TIPS(Treasury Inflation-Protected Securities)였다.
TIPS는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원금과 이자가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연동된다. 예를 들어 물가가 5% 상승하면 원금도 5% 증가하고, 이자도 증가한 원금에 비례해 늘어난다.
물가가 하락하면 원금도 줄어들지만, 만기 시에는 최초 발행 원금을 보장해준다. 처음 이 상품을 접했을 때 "이렇게 완벽한 게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완벽한 상품은 없다. TIPS의 가장 큰 단점은 일반 국채보다 금리가 낮다는 점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기를 고려하면 실질 수익률은 오히려 높을 수 있다.
TIPS 투자의 실제
필자가 TIPS에 처음 투자한 것은 2022년 초였다. 당시 미국 물가상승률이 7%를 넘나들며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었고,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일반 국채 금리는 2%대였지만, TIPS는 물가 상승분을 더해 실질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구조였다.
| 구분 | 일반 미국 국채(10년물) | TIPS(10년물) | 차이점 |
|---|---|---|---|
| 명목 금리 (2022년) | 3.5% | 0.5% | TIPS가 낮음 |
| 물가 조정 | 없음 | CPI 연동 (연 2회) | - |
| 실질 수익률 (물가 5% 가정) | -1.5% | 5.5% | TIPS 우세 |
| 원금 보호 | 만기 시 100% | 만기 시 100% + 물가 조정 | TIPS 우세 |
| 유동성 | 매우 높음 | 높음 | 비슷함 |
| 세금 | 이자 소득세 | 이자 + 물가 조정분 과세 | TIPS 불리 |
여기서 중요한 점은 TIPS의 세금 문제다. TIPS는 물가 조정으로 인한 원금 증가분도 과세 대상이 된다.
즉, 물가가 올라 원금이 증가했는데, 그 증가분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세금 효율을 고려한다면, 개별 TIPS보다는 TIPS ETF를 IRA(개인퇴직계좌)나 연금 계좌에서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
필자는 현재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15%를 TIPS로 운용하고 있다. 이 비중이 높아 보일 수 있지만, TIPS는 극단적인 물가 상승 시나리오에서도 자산 가치를 지켜주는 '방화벽' 역할을 한다.
실제로 2022년 주식과 채권이 동반 하락했을 때도 TIPS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TIPS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미국 재무부에서 직접 구매하는 방법(TreasuryDirect). 둘째, 증권사를 통해 매수하는 방법. 셋째, TIPS ETF를 매수하는 방법. 개인적으로는 ETF를 추천한다. 이유는 분산 투자 효과와 유동성, 그리고 재투자의 편리함 때문이다.
대표적인 TIPS ETF로는 iShares TIPS Bond ETF(TIP)와 Schwab U.S. TIPS ETF(SCHP)가 있다.
물가 상승은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환경에서 '은행에 돈 넣고 기다리는'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배당주, 리츠, TIPS. 이 세 가지 자산군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물가 상승에 대응하면서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준다.
배당주는 기업의 이익 성장을 통해, 리츠는 임대료 상승을 통해, TIPS는 물가 연동 메커니즘을 통해 각각 물가를 이기는 구조다. 물론 이 중 어떤 하나만으로 완벽한 포트폴리오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각 자산군의 특성을 알아보고, 자신의 투자 목적과 위험 감내 수준에 맞게 배분하는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50:30:20 정도의 비율(배당주 50%, 리츠 30%, TIPS 20%)을 선호한다.
이 비율이 완벽하다는 뜻은 아니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물가에 잠식당하는 현금을 그대로 두고 볼 것인지, 아니면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인지.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은 이것이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시작하라." 오늘부터라도 소액으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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